그 고양이가 물고 있던 레몬에서 즙처럼 떨어지던 핏방울

by 핏빛고양이
여자 셋이 와인 네 병에 보드카 한 병을 비우고
나는 그만 자지러져버렸다. 간만의 입호강이 속호강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여자 셋이라는 구성이 나를 무려 흐뭇하게 했고 내일 일을 걱정 않고 마음껏 취해 늘어져도 좋은 그런 여유에다가 J언니의 츄리닝 바지를 빌려 입고 오피스텔 거실 바닥에 너른 카펫을 깔아놓고 뒹굴었던 터라 나는 그만 개박하에 부비대는 고양이처럼 멋대로 흐드러져버렸다.

와중에 물론 핸드폰 주사가 클휘로 터진것은 자명한 일.

무려 과거 스토커였던 그보다 더 과거 미팅상대였던 ban군의 낚시에 입질을 보인 탓에 그는 한달음에 내고장까지 날아왔고 _택시를 탔으니 날아온 것이다. 못해도 택시비가 3만원은 나왔을걸_  나는 무척 진심으로 입질을 보였을런지도 모르는데 _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나의 의도_  제대로 뻗어버려서 ban군의 어설픈 입놀림이라던가 _안에서도 밖에서도 안으로도 밖으로도_ 짐짓 부드러운척 하는 태도라던가 그에 비해 매우 원초적인 욕망질이라던가 하는 것을, 의외로 꽤 세게 들이미는 우격다짐이라던가 하는 것과 숙련도 제로의 좆질이라던가 하는 것을 전혀 마주할 기회를 주지 못한채 굳게 닫힌 집 안에서 핸드폰 소리 한 번 듣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그는 무려 41통의 부재중전화를 기록하며 온갖 회유와 협박과 욕설과 애걸을 반복하다 알아서 새벽이슬을 밟고 온 길을 되돌아간 모양이다. 그는 심지어 '오늘나한테이런거후회할거야/아주죽여놓을거야/분풀릴때까지조낸따먹을거야' 따위의 차마 온건한 지식인 성인남녀가 오락조폭영화가 아닌 이상 상상에도 잘 올리지 않는 그런 어휘선택을 보였고 나는 심지어 겁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아직 호칭을 정하지 못한 _기존의 호칭이 있긴 있는데 관계의 극적 변화로 인해 호칭에도 사소하게나마 변화를 주어야 겠다는 생각.. 다만 습관이란건 무서운거라매 - 0 -;  _ 새로운 연애대상을 중복초청했던 모양이고 그는 밤을 새우는 알바를 하는 덕에 다행히 미친개와 오버랩하지 않고 무사히 몇시간 후에 도착하여 집안으로 곧장 들어왔다. 나는 여전히 취중이었고 아직 숙취로도 넘어가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그가 정작 나타나자 아차 싶어 스르륵 일어나 마치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인양 길게길게 샤워를 하며 술을 깼다. 술이 깨는 데에는 정말이지 아주 긴 샤워가 필요했고 다 씻고 물기를 화장품 덕지덕지로 보존해보고자 애까지 쓰고 났더니 이미 해는 중천이었다. 무려 새 알바 첫출근날인데 나는 일단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갔고 채널CGV에서 틀어주는 영화 황진이에 푹 빠져서 그가 별 의도 없이 내 침대 안에 있고 또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까지 더러는 치고 있다는 어색하고 낯선 상황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적응하고 있었다.

개성 풀풀 넘치던 와인과 보드카가 숙취의 배설 한 판으로 어김없이 허무하게 날아가버리고 난 다음에서야 나는 눈앞에 닥친 새로운 연애가 덜컥, 진짜임을 알아버렸고 술에 절어서 엉망인 집안에 들인 남자가 무심하게 청소상태를 비웃고 익숙한듯 옆자리에 누워 방금 샤워를 마치고 보슬보슬 기분 좋은 다리에 손 하나를 마주 대는 것을 내가 너무나 두려움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제껏 무수히 많은 술난리와 음주로 인한 주사 클휘의 향연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따위 것에 무뎌질리는 없으리라 장담했었건만, 나는 무뎌진 것인지 아니면 이 사람 덕분에 조금 여유로워진 것인지
그냥 그렇게 낄낄대며 영화를 보고 키득대며 섹스를 시작하고 남자의 머리 뒤로 오피스텔 창문 너머의 파아란 하늘이 선명하게 다가왔다가 묽게 풀어지는 것을 그러다 다시 파아랗게 맑아졌다가 아득하게 흐려지는 것을 반복 시청하며 초고속으로 그 하늘까지 들려올려졌다가 그 맑음을 머리칼에 살짝 적시고 천천히 하강 하였다.


당분간은 술을 마시고 싶거든 취하도록 마셔도 되지 않을까.


밤새 일한 피로로 어느새 깊게 잠든 그를 두고 새 알바에 출근했다 돌아왔을때 여전히 그가 내 침대 안에 누워있는 생소한 장면을 마주하고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무엇에든 이제 너무도 쉽게 적응하고 너무도 쉽게 탈적응하여서..     다행이다.
by 핏빛고양이 | 2008/05/16 08:01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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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7 15:42
와. 술난리.
그래도 소득이 있네.
Commented by 핏빛고양이 at 2008/06/07 19:38
글쎄. 소득일까
Commented by 이재율 at 2008/11/09 17:52

Our FLT proof is plain and perfect.
Therefore, Andrew Wiles`s FLT proof is practically worthless.
Sincerely yours. Jae Yul Lee and You Jin Lee.
appendix PDF files


http://blog.empas.com/leejaeyul5/,
http://cafe.naver.com/leejaeyul.cafe,
http://cafe.daum.net/leejaeyul5

논문심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2008.10.14. 심사 독촉에 대하여, 편집담당이 2008.10.28. 아래와 같이 연락주셨습니다.
2008.06.16. C08-064 Fermat's Last Theorem proof 논문으로 접수시킨, 우리의 페르마정리 증명은 간명 완전무결합니다.
수학 증명의 진정한 가치는 진위 판별이 분명함에 있는 바, 수학사에 기록된 Elliptic curve에 관련된 Andrew Wiles의 FLT proof 논문은 난해한 추측으로서,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입니다.
공익법인 KMS는 국제저널로서 공정한 조치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4색 문제. 페르마정리 증명. 논문 저자. 이재율. 이유진 드림.


------------------ 아 래 ------------------
발신: "KMS_paper" <paper@kms.or.kr>
수신: "재율 이" <leejaeyul5@yahoo.co.kr>
제목: Re: 논문 심사 적극 조치
날짜: Tue, 28 Oct 2008 17:44:47 +0900
이재율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귀하께서 대한수학회 논문집에 투고하신 논문은 현재 심사 중입니다.
심사위원님께 심사기간을 2개월로 하여 요청하고 있지만, 심사위원의 개인사정에 따라서 통상 그 이상이 걸리는 실정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사기간이 2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님께 조속히 심사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을 하겠습니다.
대한수학회논문집 편집담당
Commented by 藤田浩之 at 2008/11/18 00:33
술은 독이자 약이 된다는 뻘생각이 사락사락..그건 그렇고,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Commented by 핏빛고양이 at 2009/04/23 01:33
이재율씨, 어쩌라는 건가요.

히로씨, 오랫만이고, 오랫만이네요.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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