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연애를 걸어왔다.
너무 흔한 일이어서
아니면 너무 오랫만의 일이어서
무려 설레지도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나는 2시간밖에 못잤는데도 일어나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 물을 마시고 기지개를 길게 켜고 빨래를 돌리고 걷고 개키고 아로마 향초를 켜고 간단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을 먹고 금전상황을 체크 한 뒤에 밀린 은행일을 보고
심지어 머리를 하고 옷과 구두를 사고 와인을 사고 방바닥에 널려있는 쓰레기 중에서 잘 골라내어 1/20 정도를 쓰레기 봉지에 담았다.
그리고 학원 면접을 보고 일자리를 하나 더 늘리고 성실히 과외를 하고 생일인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신 주제에 남자와 둘이 마시는 술자리가 길어지는 것이 문득 어색해서 슬슬 소주 3잔 정도를 1시간 반에 나누어 삼킨 후에 먼저 일어나자 말하고 서둘러 자리를 파했다.
심지어 겜방에 와서도 싸이와 블로그만 돌아보고 와우는 켜지도 않은채 일어날 생각이다.
집에 가면서 전화하라는 말이 굳이 어색해서 토를 달았지만 집에 가서 전화할 생각이고 씻고 잠들 것이고 아이크림도 빼먹지 않고 바를 것이며 그리고!
내일 아침 제 시간에 일어나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 물을 마시고 기지개를 길게 켜고 스트레칭을 할 것이다. 아침도 먹을 것이다.




